top of page

[ 므네모시네 ]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곁에 머무를게요 "

초신화급 [ 묘지기 ]

의 신관

묘지기란 남의 무덤을 맡아 제사를 지내거나 벌초를 하며, 다른 사람의 묘역 침범을 막는 등 무덤을 수호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는 본디 조용하고 무언가 돌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인지라 고요하고 넓은 묘원을 혼자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긴 커녕 그것을 즐길 줄 알았다.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하거나 시신을 꺼려하지 아니한다. 그의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훈 같은 것이었다. 고인에 대한 예의, 그리고 대대로 장례업을 해온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가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는 마음가짐을 신이 알아보았는지, 그가 지키는 묘원은 축복을 받은듯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는 커녕 인근 주민들의 눈초리도 받지 않았다.

물론 그가 정식으로 묘지기가 되자마자 사람들의 찬사를 받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묘지기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그가 한창 묘원을 지키던 중, 인근에서 큰 화재가 일어나 산불로까지 번진 적이 있다. 그 일대에 있던 모두가 산을 등지고 있는 묘원에 불이 옮겨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다른 직원과 추모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그는 한 번 지키기로 한 묘지를 떠날 수 없다며 홀로 묘원을 지키고 있었다. 무서운 기색으로 묘원을 향해 다가오던 불길은 묘원 부지에 들어서기 직전, 출동한 소방 헬기와 원인 모를 소나기에 의해 사그라들어 결국 묘원은 풀 한 포기 타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도, 기사나 뉴스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이나 장례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 홀로 묘원을 지키던 그에게 찬사를 보내며 신의 축복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으며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초신화급의 자리에 다가서게 되었다.

:: 다치거나 아픈 것에 민감하다. 그러니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한정하여. 그는 제 자신에게는 무심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작은 상처 하나라도 생기면 즉시 달려가 정성스레 치료해주었다. 본인은 아무리 다치고 아파도 제 몸을 챙길 시간에 다른 이들을 돌보고, 챙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그의 집안은 대대로 장례업에 종사해왔다. 그는 당연하게 그 순리를 따랐고, 여러 관련 직업 중 묘지기가 되는 것을 선택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다른 특별한 재능이나 특기도 없는 탓에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한다. 주로 추모객을 대하다보니 굳어진 말투로, 나른한 목소리와 더불어 느긋한 느낌을 준다. 습관처럼 ~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가 잦다.

 

:: 항상 기다란 검은색 장우산을 들고 다닌다. 묘지를 지키다 갑자기 비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들고 다니던 것이지만 이제는 거의 습관과도 같이 들고 다닌다. 본인 말로는 몸을 지탱하기 좋다는듯.

 

:: 좋아하는 것은 국화와 젤리. 매일 보는 것이니 질릴만도 할 터인데, 그는 국화를 볼 때마다 매번 처음 보는 것처럼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보였다. 물론, 추모객 앞에서는 자제할 줄 알았다. 젤리는 단단한 것보단 말랑한 것을 더 선호하며, 젤리를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시중에서 흔히 파는 값싼 과자같은 것보다는 사기 망설여질 정도의 가격인 전통 다과를 좋아하는 그인지라 젤리 하나도 꽤나 고급품인 것만 골라 먹는다.

 

:: 취미는 독서. 주로 묘를 지키는 시간에 읽는 편인데, 마음에 들거나 무덤 주인과 어울리는 구절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읊어주기도 한다. 그 나름의 애도의 표현이기도 하다. 소설보다는 시집을 선호하는 편. 그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 것도 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 시력이 나쁜 편이지만 렌즈나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탓에 이리 쿵, 저리 쿵 박고 다니는 일이 잦아 항상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남아있다. 누군가 시력 교정을 권하면 그저 웃어넘길 뿐이다.

기타사항 

소지품

검은색 장우산, 국화꽃다발 (생화가 아닌 조화 서른 송이 )

Unknown Track - Unknown Artist
00:00 / 00:00
bottom of page